제56호(2014.5)/내 인생의 책

프리드리히 막스 뮐러의 <독일인의 사랑>

EwhaLibrary 2014. 5. 1. 15:31


은 책들 가운데 “독일인의 사랑”이 떠올랐다. 젊은 시절 그 책을 보면서 지금까지 인상깊게 남은 것은 독일과 독일인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2차 세계대전과 히틀러, 그리고 독일어의 발음과 같은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순수한 사랑을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거창한 제목이 마치 작가가 독일인의 이미지를 높이려는 의도가 있었던가 싶기도 하다. 오랜 일본과의 문화교류 단절과 역사속 일본인들의 행적들로 사실 일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이미지들로 가득했지만 영화 “러브레터”는 새로운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면서 만일 누군가 “한국인의 사랑”을 쓴다면 어떠한 모습이고 한국전쟁과 약소국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가득 찬 우리나라를 바꿔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미국에 체류할 때 만난 한 한국교포의 일생이 “한국인의 사랑”의 주인공으로 괜찮겠다고 여기기도 했었다. 그러나 일본인들에게 왜곡된(고의적으로 만든) 한국의 이미지를 바꾸게 한 ‘겨울연가’를 시작으로 국내 TV 한류드라마들이 대체로 멜로 형식(수사, 의학 등 기타 전문드라마도 결국은 멜로)으로 다양한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서 서울이 외국인들에게는 ‘사랑의 도시’로 인식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기쁘기도 하다. 최근에 “별에서 온 그대”의 성공 이유도 사실 외계인과의 순수한 멜로이야기라고 분석되고 있다. 중국 신화망(新華網)은 "미국의 별에서 온 그대는 (지구를) 조사하고, 일본의 별에서 온 그대는 괴수를 때려잡으며, 한국의 별에서 온 그대는 사랑을 한다". 괴물같은 외계인이 아니고 로맨틱한 외계인을 꿈꾸는 한국인은 분명 창조적이다.

한편 요즘 젊은 남녀들이 배우자감을 만나지 못해서 결혼을 미루고 여러 가지 사정으로 솔로가 늘고 있고, 순수한 사랑의 만남이 적어지는 세태를 보면서 드라마와 현실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 못내 걱정스럽다. 발렌타인 데이는 강한 군대를 유지하려는 로마 황제의 결혼금지령으로 인한 비극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의 발달로 남녀가 만날 수 있는 기회가 과거보다 월등히 커졌음에도 주변의 총각, 처녀들은 이성을 못 만나서 결혼을 못하고 있다고 한다. 결국 이성을 만나지 못하는 이유는 서로 눈높이가 높아져서가 아닌가 싶다. 우리 학생들이 대학 생활에서 학업도 중요하지만, 인생의 배우자 될 사람도 만나서 각자만의 사랑 이야기를 풀어가기를 바란다.